언론소개
AI가 가져올 공공분야 HR 미래
“고령시민 AI 격차 없게…공공 서비스 개발 필수” [글로벌인재포럼 2023]올해 인사혁신처는 13년 만에 처음으로 전국을 돌며 ‘찾아가는 공직 박람회’를 열고 있다.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등을 이유로 젊은 인재들이 공직을 꺼리고 있어서다. 단순 업무를 대신할 인공지능(AI)은 또 다른 변수다. ‘글로벌인재포럼 2023’에 모인 전문가들은 “이제는 민간뿐 아니라 공공 영역에서도 ‘AI를 제대로 활용하는 서비스’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펙켐 싱가포르 총리실 공공 서비스 인사총괄책임자 겸 고문(사진)은 2일 ‘디지털 전환 및 AI가 가져올 공공분야 HR의 미래’를 주제로 진행된 세션에서 “국민들은 이제 작지만 스마트한 국가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 세션에선 이근면 성균관대 특임교수를 좌장으로 로펙켐 고문을 비롯해 서원석 세종대 국정관리연구소 연구교수, 민경찬 국가인재경영연구원 이사장,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류성민 경기대 경영학부 교수 등의 발표와 토론이 이뤄졌다.
[민경찬 칼럼]
지난 6월 15일 ‘공교육 교과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의 문제는 수능 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발언이 나오자, ‘킬러문항’을 비롯한 수능 난이도와 사교육 이권 카르텔 관계, 사교육 경감대책 등 수능 관련 이슈들에 대한 논란이 뒤따르고 있다.
수능 이슈는 사교육 문제는 물론 여러 사안들과 연계되어 있다. 수능은 국가의 대입전형 시스템, 유∙초∙중등 교육, 각 대학의 입학 및 교육시스템과 연결되며, 국가 인재양성 전략에도 큰 영향을 준다. 그러므로 수능 이슈는 큰 담론의 차원에서 다루어져야 하며, 결과적으로 우리 아이들이 개인별 흥미와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더 좋은 학교 교육을 만들어주는 일이어야 한다.
그런데 대입전형이란 무엇인가? 이는 대학이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자신들이 양성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선발하는 일이다. 어떠한 학생들을 선발하여 어떻게 양성하느냐에 따라 개인, 대학, 국가의 생산성, 경쟁력이 영향을 받는다. 우선적으로 어떠한 학생들을 선발하느냐가 중요하다. 특히 오늘과 같은 대전환의 시대는 창의성을 비롯한 역량, 태도, 체험에 기반한 새로운 인재상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표준화된 지식 암기, 정답 찾기 기술, 줄 세우기 기반의 대입정책도 백지에 다시 그려야 할 때다.
우리의 대입정책은 지난 수십 년간 정부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1986년 교육개혁심의회에서 학생선발에 대한 대학의 자율권을 살리기로 한 이후 10여 년은 대학의 자율성이 존중되다가, 1998년 2002 대입제도가 도입된 이후 ‘대학서열’, ‘사교육’, ‘공정성’ 이슈로 인해 대학의 입학전형은 정부가 제시하는 틀 안에 머물게 되었고, 갈수록 대학을 더 수동적인 위치에 서게 한다.
예를 들어, 2019년 대통령의 갑작스런 말 한 마디에 학교 교육과정을 살리자는 학생부 위주 수시 전형이 부정되고, ‘공정성’을 빌미로 하루아침에 기존 정책 방향과는 정반대로 대학에 수능 중심의 정시모집을 확대하도록 요구하였다, 현재 교육부는 서울 주요 16개 대학은 40% 이상을 수능 위주로 선발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이는 정치적인 목적에 따른 결정으로 교육현장을 왜곡시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수능위주 전형 입학생들의 자퇴, 미등록, 학사경고 누적 등 제적률이 가장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제는 정부 주도의 대입정책은 바뀌어야 한다. 긴 안목이 중요한 대입정책을 5년마다 바뀌는 정부에 맡기는 것이 맞는 것인가? 그동안 정부마다 전문성이 부족한 가운데 여론, 정치에 흔들려 성공적인 대입정책을 만들어내지 못했는데, ‘사교육’ 이슈로 출발한 정책이 성공한 적이 있었는가? 해외 선진대학 중 정부로부터 우리처럼 통제 받는 곳이 있는가? 정부, 국회, 언론 등 우리 사회는 특히 표준화, 획일성이라는 산업화 과정의 사고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제는 개인은 맞춤형, 대학은 독자적인 특성화로 다양화되어야 생존 발전할 수 있다. 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국가 발전을 위해서도 중요한 과제이다. 대학 ‘서열화’ 문제도 ‘독자적 특성화’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대학이 특성화에 성공하려면 어떠한 학생들로 구성하느냐를 중요한 요소로 생각해야 한다. 이를 위해 대학은 자율적으로 독자적인 학생선발의 목적과 목표를 새롭게 세워야 하고, 이에 맞도록 입학전형제도를 재설계해야 한다. 지금까지와 같이 정부가 제시한 틀 안에서 학생을 받는 위치에서, 선발목표에 따라 다양한 학생들을 발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대학의 몫으로 대학이 선도적으로 나서야 할 일이다.
대학은 우선 현 대입전형 환경에서 시행하는 전형방식, 전형요소 등이 학생들의 4년간의 학교생활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 세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바람직한 것은 졸업 후 진로, 성장발전과도 연계해 분석하는 일이다. 대학별 미래 인재상에 기반한 새로운 대입정책도 이러한 연구의 기반이 있어야 한다. 또한 새로운 방식으로 입학한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을 개인별로 효과적으로 안착, 성장시킬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섬세히 설계해야 한다. 이는 대학 주도의 대입정책에 대한 신뢰를 얻는 일이다.
그런데 대학에서 대입전형을 설계할 때, 유∙초∙중∙고 교육과정에서 우리 아이들이 개인별 흥미와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학교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각 단계의 학교들과 협업을 해야 한다. ‘공정성’은 개인별 잠재력을 인식해주고 키워주는 일에서 찾아야 한다. 쉬운 일은 아니다. 대입전형 방식이 초∙중등교육에 지대한 영향을 주게 된다는 점에서, SKY 등 대입전형의 영향력이 큰 대학들은 특히 무한 책임감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할 과제다. 대학별로 공공성을 기반으로 전형요소, 전형방식을 새 시대에 맞게 백지에 새롭게 그려봐야 할 때다. 사실 초∙중등교육과정에서 ‘제대로’ 성장이 된 학생들이 대학에 와야, 대학도 자신의 철학과 비전에 따른 우수인재를 배출할 수 있으며, 미래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현재 입학생 채우기에 급급하고 재정이 매우 악화된 대학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고 이상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고 갈수록 왜곡이 심화되는 교육현장을 그대로 방치할 수는 없지 않은가? 현재 교육현장이 우리 아이들이 미래를 살아가는 데 요구되는 역량, 태도, 가치관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고 있는가? 사고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 일자리가 급변하고 있다. AI, 기후재난은 물론 미중 갈등 등 국가 간 치열한 경쟁으로 양극화되어 가는 상황 등 급변하는 대전환의 시대에, 우리는 시야를 내부에서 밖으로, 기성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빨리 돌려야 한다.
[노정란 명지대 미래융합경영학과 교수]챗 GPT의 등장으로 AI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당초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AI의 진화 속도에 경탄을 너머 우려의 의견도 나오고 있다. 2040년경으로 예상되었던, 범용 AI가 인간을 초월하는 특이점(싱귤래리티)이 조만간 도래하거나 이미 도래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AI의 초고속 진화가 인류의 장래에 미치는 영향을 좀 더 점검하기 위해서 개발을 잠시 멈추자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AI의 대두로 인류의 생활 패턴이 근원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는 시대에 돌입한 것은 분명한 현실로 보여진다,
이제 국가, 정부, 기업 그리고 개인 모두 이 흐름을 거스르면 생존할 수 없다는 압박감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국민의 생활을 책임지는 정부, 공공부문의 진정한 의미의 대개혁이 불가피하지만, 오히려 이 부문이 기업이나 개인에 비해서 반응속도가 둔감해 보이는 것은 필자만의 느낌이 아닐 것이다.
그간 공공부문의 개혁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단골 메뉴였지만 우리가 실감할 수 있을 만한 성과는 보여주지 못했다. 역설적으로 공공부문의 규모는 점점 더 확대돼 2022년 1558개 공공기관에, 임직원 수는 약 160 만명이며, 연간 인건비 규모는 110조, 자산 규모는 정부 총 자산의 78%에 달하는 969조, 예산 규모는 751조로 정부 예산의 1.24배에 달하고 있다(2021년 기준). 무엇을 어떤 방향으로 개혁할 것인지에 대한 뚜렷한 방향 제시조차 불분명했던 듯 하다.
공공부문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공기업의 경우에는 더욱 더 그렇다. 결국은 큰 방향성의 정립, 장기적 관점에서의 존재가치 등은 차치되고, 임금체계 개편, 조직축소, 단기적 정부목표 수행체제 구축 등에 중점이 놓여져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또한 최근에는 공기업의 공공성을 과도하게 강조하면서 결국은 관의 지배가 오히려 더 강해지는 결과를 초래한 면이 있다. 더우기 공기업평가라는 대의명분 하에 대규모의 교수진들로 편성된 평가위원을 통해 경영 활동의 세세한 부문까지 개입하다 보니, 활력있는 경영은 거의 자취를 감춘 상황이라고도 볼 수 있다. 경영실적을 엄정히 평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지만, 평가항목이 초세분화되고, 다수의 평가위원이 가담함으로써 지엽적인 문제에 매이게 되고, 또한 공정성이 오히려 위협받는 측면도 없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오랜 기간 공직에 몸 담았던 분들조차 최근의 공기업에 대한 관의 지배력은 40여년 전 보다도 더 강화됐다고 한다.
공기업도 기업인 만큼, 창의성이 마음껏 발휘되도록 해야 하지만 그간의 공기업개혁 결과는 오히려 후퇴한 것으로 보여 진다.
이러한 시점에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MZ세대 공무원과의 대화에서 대통령 스스로 영업사원이 되겠다고 발언하며, 공무원들에게는 ‘기업처럼 일하는 인재들’이 될 것을 요청하면서 기업 마인드를 강조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고 기대를 갖게 한다.
연세대학교 객원교수 곽노성
교육정책은 국민이 인격을 높이고 자주적 생활 능력과 민주시민의 자질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리 교육은 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넓은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이런 배경에서 정부는 교육개혁을 연금, 노동, 정부 개혁과 함께 4대 개혁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가 지향하는 교육, 인재는 어떤 모습일까?
요즘 가장 뜨거운 주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챗 GPT다. 생성형 AI라는 특성에 맞게 문장을 작성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개략적인 흐름과 키워드를 던져주면 잘 정리된 문장을 완성해준다. 마치 유능한 비서, 대필작가 같다. 미국 교육계가 발칵 뒤집혔다고 한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에세이를 가장 좋은 교육 방법으로 생각하는데 이제 챗 GPT가 이를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변화는 직업 세계에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변호사는 사건을 파악하고 판례를 찾을 때 보조인력을 활용한다. 검사와 판사의 가장 필요한 능력은 많은 분량의 진술서를 보고 핵심을 정리하는 것이다. 이제 수백 장의 문서를 몇 장으로 요약 정리하는 챗 GPT가 대체할 수 있다. 이런 기능은 의료에도 적용할 수 있다. 많은 의학지식을 꼼꼼하게 외울 필요가 없다. 궁금하면 물어보면 된다. 대신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그 시점에 필요한 치료를 선택하는 의사결정 능력에 좀 더 집중하게 된다.
챗 GPT는 프로그래밍 분야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엑셀 사용 방법을 알려주는 것은 기본이고 논리구조를 설명하면 파이선 등 프로그래밍 언어로 코드를 작성해준다. 굳이 많은 시간을 들여서 꼼꼼하게 코드를 짤 필요가 없다. 언어에 대한 기본 이해는 있지만 꼼꼼하게 코딩할 능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된다. 반면 정해진 설계에 맞춰 단순반복적 코딩 작업을 하던 사람들의 일자리는 사라진다.
그렇다고 청년들의 미래 일자리가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지금 미국은 낮은 실업률과 높은 임금상승률을 고민하고 있다. 평소 같으면 좋은 일인데 인플레이션이 높은 상황에서는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인구 고령화다. 코로나 사태로 퇴사한 55세 이상 장년층이 은퇴를 앞당겨 복귀하지 않고 있다. 추방된 외국인 노동자의 공백도 아직 메워지지 않고 있다. 이런 현상은 비단 미국만의 일은 아니다. 대표적 고령화 국가인 일본도 임금은 오르지 않지만, 취업률은 높다.
AI와 고령화가 가져온 일자리 혁명은 우리 교육에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AI가 더 잘하는 일은 필요 없다. AI가 못하는 일을 하면서 AI와 협업해야 한다. 어쩌면 청년들은 이런 변화에 적응하고 있는지 모른다. 기성세대는 청년들이 영상을 많이 보다 보니 책을 읽고 글 쓰는 능력이 떨어진다고 걱정한다. 과거 연필로 문서를 작성할 때는 글씨 잘 쓰는 사람이 좋은 인재였다. 컴퓨터가 보편화되면서 글쓰기는 취미생활이 되었다. 이제 정보를 찾고 요약하는 일은 AI가 대체한다. 대학은 대학원 진학률이 낮다고 걱정이다. 호기심이 많지 않고 앞선 연구를 답습할 거라면 대학원에 가지 않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김택동 국가인재경영연구원 사무총장]얼마 전 챗GPT 열풍에서 보듯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구조적 변화가 급속히 이뤄지고 있다. 이런 혁명적 변화 속에서 우리의 미래 정부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으며, 미래의 공직자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이에 대한 준비는 잘 되고 있을까. 과거의 인사행정시스템 방식이 과연 미래에도 유효할까.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과 달리 공무원과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약160만 공직자들의 인사관리와 연간 인건비 110조 규모를 지급하는 70여년된 보수체계 등 인사행정시스템은 시대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공무원의 인사관리 전반을 규정하고 있는 국가공무원법은 1981년 체계를 유지하며 소소한 개정이 이뤄지는데 그치고 있다. 공무원 인재개발을 규정한 공무원교육훈련법도 1973년 이후 큰 변화라고 할 만한 개정이 없다. 법령을 바꾼다고 해서 공무원의 형태가 즉시 변화하지는 않겠지만 어떠한 틀을 가지고 운영하느냐는 공직사회의 운영과정에서 대단히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 기본적인 틀을 미래와 세계를 바라보는 방향으로 바꾸고 실행해야 한다.
순환보직이 야기한 아마추어적 행정과 전문성 없이 발생하는 책임성 부족의 폐해는 너무 심각하다. 예컨대 중앙정부 공무원은 인사혁신처, 지방공무원은 행정안전부, 공공기관 직원은 기획재정부 등으로 인사관장기관이 분리돼 있는 시스템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전체 판을 바라볼 수 있는 체제는 맞는지 다시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젠 공직도 민간이나 외국 정부와 경쟁해야 한다. 이런 고민들을 바탕으로 시대 변화와 미래를 준비하는 행정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우선 정부 조직과 인사시스템을 민간기업에서 배워야 한다. 강하고 효율적인 범부처형 조직으로 유연하게 재구조화해야 하며, 공무원들이 정치, 정권으로부터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킬 수 있고 정치권에 줄대는 일들도 없도록 인사시스템을 재구조화 해야 한다. 공직생태계 개혁의 출발이다.
행정개혁을 통해 부처 간의 높은 벽을 허물고, 경직된 직급체계를 단순화시키며, 순환보직을 개선해 전문성을 크게 높이고, 공직사회에 활기와 자신감을 넘치게 해야 한다. 증가하는 행정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공직자의 양적증가가 아닌 자질과 능력을 향상시키는 질적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더욱이 1960년대부터 있어왔던 정원 티오제는 조직을 경직되게 한다. 이제 정부도 인사와 조직 기능간 밀접한 연계와 통합을 통해 조직 구조 및 운영방식의 대전환을 검토해야 할 때다.
서원석 前 한국행정연구원 부원장
[기고] 국정운영체계, 지금이 개혁할 때다지금 세계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친환경 규제 정책과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따른 대전환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 이런 국제적 환경 변화는 전 국민이 힘을 합쳐 대처해 나가야 하는 국가존망의 위협 상황임에도 우리나라는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할 행정부와 입법부가 정치적인 이해관계로 인해 대립하고 갈등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제는 1987년 출범한 현 국정 운영 체계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그동안 달라진 우리나라 위상에 걸맞은 선진적인 시스템으로 개혁해야 한다.
현재 제도에서는 대통령 임기와 국회의원 임기가 일치하지 않아 각종 선거가 자주 실시돼 대통령이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하기 위한 여건이 조성되지 못하고 있다. 선거를 의식한 공약들도 정부 재정의 효율적인 운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대통령과 국회의원 등 선출직 공직자의 임기와 선거 일시를 일치시키는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 그것만이 정해진 임기 동안 행정부와 입법부가 안정적인 책임정치와 책임행정을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이다.
“코로나19·디지털로 급변하는 대전환의 시대, 지도자는 국가인재 경영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대설계자여야 합니다.”
최근 출간된 《대전환 시대 국가인재경영》의 대표저자인 민경찬 국가인재경영연구원 이사장(전 연세대 교수·사진)은 “저출산·고령화로 국가 성장잠재력이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며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국가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대한민국의 CHRO(인재개발총괄 책임자)’ 역할을 할 수 있는 리더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책은 민 이사장뿐 아니라 정부 출연기관, 산업계, 학계 등 각 영역에서 인재, 교육, 일자리 분야 전문가 10명이 함께 집필했다. 윤동열 건국대 교수, 곽원준 숭실대 교수, 전승환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책임 연구원, 장상수 일본 아시아대 교수, 김성국·이근주 이화여대 교수,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안종태 강원대 교수, 김택동 전 알루코홀딩스 대표 등이 미래 국가 인재경영에 대한 방향을 제시했다.
“세계의 흐름이 바뀐 만큼 정부 또한 ‘통치’에서 ‘경영’으로 혁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인사혁신처장을 역임한 삼성 CEO 출신 이근면 성균관대 특임교수는 “G3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공공행정의 방향과 과제를 고찰해야 한다”며 “국가운영 체계를 대전환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과거처럼 정부가 지시해 민간이 따르는 방식이 아니라 장기적 비전 제시, 전략적 운영, 제도 개편을 넘은 인재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가인재경영연구원은 올해 정책과제로 ‘공공개혁과 국가운영체계의 대전환’이라는 아젠다를 선정하고 방향성을 논의하는 워크숍을 지난 8일 개최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원은 △성공하는 공공행정 생태계 만들기 △효율적인 정치 시스템의 발전방안 모색 △미래 지방자치와 교육자치 발전 방안 모색 주제로 논의했다.
명승환 인하대 교수, 황성원 군산대 교수, 최현선 명지대 교수, 이덕로 세종대 교수, 김미선 건국대 사회과학연구소 특임연구원, 전광섭 호남대 교수, 하봉운 경기대 교수, 현진권 전 국회도서관장, 이옥남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연구소 소장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활기차고 생산적인 국가생태계 마련을 위해 정권 임기 5년이 아닌 20년, 30년 후를 그리는 국가의 청사진이 필요하다”며 “그러기 위해선 현재 제도의 개편을 넘어 인재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근면 교수는 “다음 세대를 위해 G3와 같은 원대한 꿈을 꾸어야 하며 국가 차원에서 국가의 목표와 비전에 대한 구상이 필요하다”며 “정부 조직이 기능별 조직에서 목적별 조직으로 개편돼야 하며, 다양한 분야의 부총리 제도를 도입해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동 개혁과 규제 혁파야말로 일자리 정책의 출발점입니다.”
국가인재경영연구원 자문위원장을 맡은 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장은 9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열린 일자리 컨퍼런스(주최 이데일리·국가인재경영연구원)에서 “대전환이 필요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백지에 그리는 일자리`를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정부 주도의 단기 공공일자리를 양질의 민간 일자리로 대전환하기 위한 다양한 제언이 쏟아졌다.
2021 이데일리 일자리 컨퍼런스가 9일 오후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열렸다. 이근면(왼쪽) 초대 인사혁신처장을 좌장으로 정태호(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코로나 2년, 일자리 현황과 정책 과제’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국가인재경영연구원은 “좋은 일자리는 민간이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로 11가지 정책을 제언했다. 정책제언에는 청년·여성·중장년·취약계층·소상공인 등에 대한 각종 지원을 강화하는 대책과 함께 일자리부총리 도입, 디지털 시대에 맞지 않는 낡은 노동법 조항 개정, 노동시장 유연성 강화 등 개혁안도 포함됐다.
특히 양질의 민간 일자리를 만들려면 신산업을 키우고, 기업을 발목 잡는 규제를 풀면서 경직된 노동환경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청와대 일자리수석을 맡았던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디지털 성장과 중소벤처 투자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기도 부지사 출신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규제, 세금, 노조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일자리는 문재인 정부 뿐 아니라 역대 모든 정부의 공통된 화두였다. 일할 기회와 터전을 제대로 마련해 주지 못한 정부가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기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일자리 성적이야말로 국정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최우선 잣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문 정부가 출범 초부터 고용 확대에 국가적 총력을 쏟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문 정부의 성적표는 만족스럽다고 보기 힘들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10월 고용률은 61.4%로 2016년 10월 고용률(61.2%)보다 0.2% 포인트 늘어났다. 2016년 10월 기준 3.3%였던 실업률은 2.8%까지 떨어졌다. 겉으로는 선방한 모양새다. 그러나 내용은 약점 투성이다. 노인 일자리 등 나랏돈을 들여 만들어낸 단기 공공 일자리가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60세 이상 인구의 고용률(44.8%)이 5년 전(41.5%)보다 3.3% 포인트나 뛴 것이 증거다. ‘경제의 허리’인 40대 고용률이 줄고 한창 일할 나이의 청년들이 상당수 일자리를 찾지 못한(10월 실업률 5.6%)현실은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허점이 적지 않았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국민이 원하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늘리려면 지금까지의 방식, 사고와 달라야 한다는 주장은 이런 이유에서 출발한다. 이데일리와 국가인재경영연구원이 오늘 공동 주최하는 컨퍼런스(백지에 그리는 일자리)에서는 이를 위한 구체적 해법이 제시될 예정이다. 또한 청년고용 확대를 위한 방안은 물론 비정규직 문제, 중장년 고용위기 대책, 공직사회 개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놓고 각계 전문가들이 토론과 대화를 나눈다.
“코로나19·디지털로 급변하는 대전환의 시대, 지도자는 국가인재 경영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대설계자여야 합니다.”
최근 출간된 《대전환 시대 국가인재경영》의 대표저자인 민경찬 국가인재경영연구원 이사장(전 연세대 교수·사진)은 “저출산·고령화로 국가 성장잠재력이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며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국가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대한민국의 CHRO(인재개발총괄 책임자)’ 역할을 할 수 있는 리더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책은 민 이사장뿐 아니라 정부 출연기관, 산업계, 학계 등 각 영역에서 인재, 교육, 일자리 분야 전문가 10명이 함께 집필했다. 윤동열 건국대 교수, 곽원준 숭실대 교수, 전승환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책임 연구원, 장상수 일본 아시아대 교수, 김성국·이근주 이화여대 교수,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 안종태 강원대 교수, 김택동 전 알루코홀딩스 대표 등이 미래 국가 인재경영에 대한 방향을 제시했다.
“일자리 정책을 정부가 주도하려 해선 안됩니다. 일자리를 만드는 건 기업이 주도하도록 하면서 관(官)은 산학연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머물러야 합니다. 특히 IT나 소프트웨어보다는 제조업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더 나올 수 있는 만큼 제조업 육성과 지원에 앞장서야 합니다.”
오는 2023년 1월부터 임기가 시작될 차차기 대한경영학회장에 선출된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 3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정부 측에 일자리 정책의 프레임을 이렇게 바꿔야 한다고 당부했다. 코로나19 하에서 정부가 주력한 공공일자리에 대해서도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하에서 단기 공공일자리 투입은 불가피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일시적으로는 효과가 있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큰 도움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직접 만드는 단기 일자리라 해도 그 분야에서 경력을 쌓고 이를 기반으로 다음 일자리로 올며갈 있도록 돕는 게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중소기업 등에 고용장려금을 지원해 1년 이상 재직할 수 있는 근로자를 채용하도록 유도하는 한편 제대로 경력을 쌓을 수 있는 대기업 등에서 일할 수 있는 일경험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