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공공기관 혁신 첫 단추 ‘낙하산 방지’
[김택동 국가인재경영연구원 사무총장]얼마 전 챗GPT 열풍에서 보듯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구조적 변화가 급속히 이뤄지고 있다. 이런 혁명적 변화 속에서 우리의 미래 정부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으며, 미래의 공직자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이에 대한 준비는 잘 되고 있을까. 과거의 인사행정시스템 방식이 과연 미래에도 유효할까.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과 달리 공무원과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약160만 공직자들의 인사관리와 연간 인건비 110조 규모를 지급하는 70여년된 보수체계 등 인사행정시스템은 시대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공무원의 인사관리 전반을 규정하고 있는 국가공무원법은 1981년 체계를 유지하며 소소한 개정이 이뤄지는데 그치고 있다. 공무원 인재개발을 규정한 공무원교육훈련법도 1973년 이후 큰 변화라고 할 만한 개정이 없다. 법령을 바꾼다고 해서 공무원의 형태가 즉시 변화하지는 않겠지만 어떠한 틀을 가지고 운영하느냐는 공직사회의 운영과정에서 대단히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 기본적인 틀을 미래와 세계를 바라보는 방향으로 바꾸고 실행해야 한다.
순환보직이 야기한 아마추어적 행정과 전문성 없이 발생하는 책임성 부족의 폐해는 너무 심각하다. 예컨대 중앙정부 공무원은 인사혁신처, 지방공무원은 행정안전부, 공공기관 직원은 기획재정부 등으로 인사관장기관이 분리돼 있는 시스템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전체 판을 바라볼 수 있는 체제는 맞는지 다시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젠 공직도 민간이나 외국 정부와 경쟁해야 한다. 이런 고민들을 바탕으로 시대 변화와 미래를 준비하는 행정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우선 정부 조직과 인사시스템을 민간기업에서 배워야 한다. 강하고 효율적인 범부처형 조직으로 유연하게 재구조화해야 하며, 공무원들이 정치, 정권으로부터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킬 수 있고 정치권에 줄대는 일들도 없도록 인사시스템을 재구조화 해야 한다. 공직생태계 개혁의 출발이다.
행정개혁을 통해 부처 간의 높은 벽을 허물고, 경직된 직급체계를 단순화시키며, 순환보직을 개선해 전문성을 크게 높이고, 공직사회에 활기와 자신감을 넘치게 해야 한다. 증가하는 행정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공직자의 양적증가가 아닌 자질과 능력을 향상시키는 질적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더욱이 1960년대부터 있어왔던 정원 티오제는 조직을 경직되게 한다. 이제 정부도 인사와 조직 기능간 밀접한 연계와 통합을 통해 조직 구조 및 운영방식의 대전환을 검토해야 할 때다.